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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육우당 10주기 추모문화제

<죄 없는 죄수들이 머무는 곳>, <몽둥이와 바리깡> - 학교에 관한 육우당의 시 죄 없는 죄수들이 머무는 곳. 육우당 머리를 짧게 깎고 숨 막히는 일상생활.죄 없는 죄수들이 육년 동안 머무는 곳.규율을 어길 시에는 인권유린 당하네. - 故 육우당 추모시집 “내 혼은 꽃비 되어” 중. 몽둥이와 바리깡 육우당 남학생앞머리 3센티 스포츠형의 머리여학생귀 밑 5센티 이하 단발머리 교문 앞에는이 성스러운 법을 지키지 않는죄인들을 잡기위해 교내 경찰들이아침부터 수고가 많다.한손엔 몽둥이다른 한손엔 바리깡을 들고서. - 故 육우당 추모시집 “내 혼은 꽃비 되어” 중. 제1회 육우당 문학상 공모 http://bomkot.net/2 더보기
<기도>, <극락길> 기도육우당 비나이다 비나이다 대자대비하신 부처님께 비나이다.어릴 적부터 일편단심으로 사랑해온 사람이 있으나 전생에 무슨 인연이었는지 세상은 그를 사랑하는 것을 가로막아 제 가슴이 시커멓게 타들어 갑니다.간절히 비오니 다음 세상엔 그의 아내로 환생토록 해주소서. - 故 육우당 추모시집 “내 혼은 꽃비 되어” 중. 극락길육우당 흐르는 물 따라 내 영혼도 흐르네.이 길 따라 흘러가면 극락에 갈 수 있을까.한 많은 내 영혼이여 연꽃타고 쉬어가렴. - 故 육우당 추모시집 “내 혼은 꽃비 되어” 중. 제1회 육우당 문학상 공모 http://bomkot.net/2 더보기
<이반 정모>, <이태원의 밤>, <어느 이반바에서>, <이반 살이> 이반 정모육우당 가벼운 술 한 잔에 근심 한 근 사라지고흥겨운 대화에 괴로움도 사라진다.경쾌한 음악 소리와 함께 흘러가는 웃음 밤. - 故 육우당 추모시집 “내 혼은 꽃비 되어” 중. 이태원의 밤육우당 화사한 형형색색 물결 같은 네온사인흥겨운 노랫소리 거리마다 시끌버끌토요일 이태원의 밤은 태평성대로구나. - 故 육우당 추모시집 “내 혼은 꽃비 되어” 중. 어느 이반바에서육우당 따라라 또 따라라 취하도록 마셔보자.잊자, 잊자 온갖 설움 온갖 비난 모두 잊자.우리가 이반이란 이유로 멸시 받은 그 고통을. - 故 육우당 추모시집 “내 혼은 꽃비 되어” 중. 이반 살이육우당 형님, 형님 사촌 형님 이반 살이 어떻소.말도 마라. 이반 살이 개집 살이 살 떨린다.온종일 살얼음 디디듯 불안해서 못 살겠다. 부모님은 .. 더보기
<이태원에 가면>, <이반 목욕탕에서>, <원나잇> 이태원에 가면육우당 이태원에 가면 신선한 이태원에 가면흰나비 검은나비 노란나비 온갖 나비들이 화려하게 뽐내며 이리저리 날아다니네.젊음과 자유가 넘치는 이태원이 난 좋아라. - 故 육우당 추모시집 “내 혼은 꽃비 되어” 중. 이반 목욕탕에서육우당 소년아 몇 살이냐 귀엽구나. 나랑 놀자.아저씨는 몇 살이세요. 허우대가 멋있네요.단둘이 방에서 박타는 그 소리가 흥겹다. - 故 육우당 추모시집 “내 혼은 꽃비 되어” 중. 원나잇육우당 원나잇투나잇은 없어오직 원나잇이야. 투 쓰리 포...저리 나가오직 원나잇. 양귀비가 환생한 듯머리끝부터 발끝까지짜릿한 오르가슴. 원나잇으로모든 걸 끝내. 시작부터 끝까지우리의 만남은 원나잇. 살얼음판에둥실둥실한 엉덩이를 맞대고원나잇. - 故 육우당 추모시집 “내 혼은 꽃비 되어” .. 더보기
[봄꽃 대표단_임보라]무지개 세상을 위한 더욱 힘찬 날개짓이 필요한 때 올 봄은 유난히 일교차가 심합니다.그럼에도 긴긴 겨울을 딛고 이곳저곳에서는 봄꽃망울들이 피어나고 있습니다.10년이 되도록 우리들이 차가운 겨울에 갇혀 있다는 느낌을 떨쳐버리기가 쉽지 않습니다.그러나 그 10년은 무지개 꽃망울을 활짝 피워내기 위해매서운 바람을 가르며 서로를 보듬어온 세월이라 말하고 싶습니다.육우당을 보내야했던 상처가 아직은 아물지 않았지만,그런 가슴가슴들이 모여 육우당을 기리며, 서로를 격려하는 자리를 통해무지개 봄꽃 꽃망울은 힘을 얻을 것 입니다. ‘창녀와 앉은뱅이에게사랑을 베푸셨듯이우리에게도 그 사랑을 보여 주시겠지푹신한 솜이불처럼 따뜻한 사랑을.‘ 이라 노래했던 육우당은 오늘 우리 안에 부활하여무지개 세상을 위한 더욱 힘찬 날개짓이 필요한 때라고 우리를 격려합니다.그러니, 함께 모입.. 더보기
[봄꽃 대표단_한채윤]육우당의 열 번째 제문을 불태우며 육우당의 열 번째 제문을 불태우며 시간이 흐르면 잊혀지고 무덤덤해지는 자연스러운 이치를 굳이 거슬러어느 한 사람의 죽음을 기억하려 애쓰는 것은아마도 우리에게 아직 나눌 이야기가 더 남은 탓이겠지요.떠난 이가, 떠나면서 그가 이 세상에서 꿈꾸던 행복과 희망을그리고 삶에 대한 너무 큰 미련까지 모두 우리의 몫으로 남겨둔 까닭이겠죠. 누군가의 죽음을, 남겨진 메세지를 집단적으로 기억한다는 것은떠난 이의 힘이 아니라 기억하려는 바로 그 집단의 힘이기에우리는, 더 많은 우리를 모아 함께 제문을 태우려합니다.지금 그와 함께 하지 못하는 우리들은, 이 기억과 추모의 힘으로이미 그와 같은 이유로 세상을 스스로 떠난 모든 이들이 기꺼이다시 돌아와 다른 삶을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 것입니다. -한 채윤(한국성적소수.. 더보기
[봄꽃 대표단_윤가브리엘]고육우당 10주기 추모위원 '봄꽃'이 되어주세요 윤 가브리엘(에이즈 인권연대 나누리+) 봄날이다.꽃샘추위가 그렇게 늦게까지 기승을 부렸어도 봄날이다. 10년 전 4월25일 봄꽃이 만개하여 축제를 벌였을 그 봄날에 열아홉 살 육우당은 자살로 짧은 생을 마감하였다. 육우당의 자살은 봄바람에 날리는 여린 꽃잎을 칼날로 베어버린 비극적 죽음이었다. 그 아이의 얼굴이 희미하다. 세상을 떠나기 얼마 전 이라크 파병반대 집회에서 처음 본 것 같고, 동인련 사무실에서 신입회원이라며 소개를 받았었다. 그때 열아홉이란 나이가 마음에 와 닿았었다. 남과 다른 성정체성이 세상에서 배제되는 내 열아홉과 육우당의 열아홉이 별반 다를 게 없기에 열아홉이란 나이가 애처로웠다. 저 아이도 상처받고 쓰라려 할 텐 데, 앳되고 여려 보이는 인상이 기억난다. 육우당은 유서에 하느님을 사.. 더보기
<타락교회>, <목사님>, <현실> 타락교회육우당 예전에 마틴 루터가 목숨 걸고 개혁했건만 헛고생이라네. 그가 이 꼴을 봤더라면 얼마나 탄식했을까. 목사는 복음말씀 뒷전이요 썩는 눈에 보이는 건 헌금뿐이라. 교회확장 눈독 들여 없는 형편에 교회를 짓는 건지 궁전을 짓는 건지. 과거에 성교회가 부패했던 까닭을 아는가 모르는가. 애꿎은 신도들 주머니는 새털처럼 가벼워지네. 어디 그 뿐이랴. 우상타파 핑계로 몇 천 년 이어온 조상제사 금지하여 제삿상 엎어버리고 우리민족 상징인 단군 상 목 베어 야만스런 행위를 서슴지 않는구나. 공공장소에서는 예수천국 불신지옥 고막 터져라 외쳐대니 믿으려던 사람마저 등 돌리네. 정말로 댁들이 옳다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넉넉잡아 백년 뒤에 봅시다. 누가 과연 천상에서 영광을 누리는지. - 故 육우당 추모시집 “내.. 더보기
<성적소수자> 성적소수자 육우당 태초에 인간이란 존재는 쌍으로 붙어있었대. 머리 둘, 팔은 넷, 다리도 넷. 거만한 인간에게 분노한 제우스는 우르르 쾅! 번개를 내리쳐서 쌍으로 붙은 인간을 ‘뚝!’ 하고 떨어져나가 머리 하나, 팔 둘, 다리 둘이 되었지. 그때부터 우리의 고난은 시작됐어. 서로 떨어지게 된 인간은 남은 반쪽을 찾아 이리저리 남녀가 만나게 됐고, 어떤 때는 남자끼리 여자끼리 만나게 됐지. 그게 바로 우리들. 언제나 그늘처럼 존재해 온 우리들. 자연스러운 모습인데 그들은 우리들을 멸시하고 우리들은 분노하고. 기가 막혀, 기가 막혀. 나머지 반쪽을 찾겠다는데 뭐가 그리 이상해. 우리들은 지극히 정상이야. 너희들과 약간 다를 뿐이지. 정 우리들이 역겹다면 제우스에게 따져. 오랜 세월 박해받아 온 우리들. 이제.. 더보기
<환생>, <하소연> 환생육우당 내 혼은 꽃비 되어 당신 곁에 내리는데당신은 이런 나를 못 느끼고 계시군요.임이여! 내 속삭임에 귀 기울여 보아요. - 故 육우당 추모시집 “내 혼은 꽃비 되어” 중. 하소연육우당 세상은 우리들을 흉물인 양 혐오하죠.그래서 우리들은 여기저기 숨어살죠.하지만 이런 우리들도 사람인걸 아나요. - 故 육우당 추모시집 “내 혼은 꽃비 되어” 중. 제1회 육우당 문학상 공모 http://bomkot.net/2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