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가브리엘(에이즈 인권연대 나누리+)
봄날이다.
꽃샘추위가 그렇게 늦게까지 기승을 부렸어도 봄날이다.
10년 전 4월25일 봄꽃이 만개하여 축제를 벌였을 그 봄날에 열아홉 살 육우당은 자살로 짧은 생을 마감하였다. 육우당의 자살은 봄바람에 날리는 여린 꽃잎을 칼날로 베어버린 비극적 죽음이었다. 그 아이의 얼굴이 희미하다. 세상을 떠나기 얼마 전 이라크 파병반대 집회에서 처음 본 것 같고, 동인련 사무실에서 신입회원이라며 소개를 받았었다. 그때 열아홉이란 나이가 마음에 와 닿았었다. 남과 다른 성정체성이 세상에서 배제되는 내 열아홉과 육우당의 열아홉이 별반 다를 게 없기에 열아홉이란 나이가 애처로웠다. 저 아이도 상처받고 쓰라려 할 텐 데, 앳되고 여려 보이는 인상이 기억난다.
육우당은 유서에 하느님을 사랑하고, 천주교를 사랑한다고 썼다. 하느님을 사랑한 그 아이에게 한기총은 칼날을 휘두르고도 10년이 된 지금까지 사과 한마디 없이 혐오의 날을 더욱 세우고 있다.
나는 한기총에는 하느님이 없다고 단언한다. 내가 세례 받을 때 성서를 가르쳐 준 수사님에게 그렇게 배웠다. “하느님은 화려하고 으리으리한 성당에 있지 않아, 사람들이 외면하는 에이즈 감염인 쉼터 같은 곳에 있어” 하느님은 배부르고 권력을 가진 자 곁에 있지 않고, 가난하고 핍박 받는 자 곁에 있다고 하였다. 지금 육우당은 하느님 곁에서 행복할 것이라고 믿는다.
우리는 얼마나 더 상처받고. 얼마나 더 피눈물을 흘려야 화사한 봄날을 아름답게 바라 볼 수 있을까. 피눈물을 흘려야할 자는 ‘한기총’이다.
여린 꽃잎을 지켜줄 고육우당 10주기 추모위원이 되어주세요. 견디고 이겨내어 다시 또 봄을 맞을 수 있도록.
◆ 추모위원 '봄꽃' 가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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