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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우당의 일기

[육우당의 일기] 2003. 04. 04. 금, 2003. 04. 05. 토 2003. 04. 04. 금 이아야. 요 며칠 새 몸이 너무 피곤해. 잦은 시위와 그 동안 밤에 생활하다가 갑자기 낮에 생활하니까 몸이 밸런스가 맞지 않아서 그런 것 같아. 그래도 오늘 또 시위를 했어. 오늘 집회는 당국에서 불허했기 때문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어. 그래서 애당초 경찰과 충돌이 있을 것을 각오하고 만일을 대비해서 다들 신분증을 놓고 왔지. 아니나 다를까, 오늘은 경찰들과의 충돌이 장난 아니었단다. 수백 명의 경찰들이 둥그렇게 공원자체를 포위해서 집회자들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했지. 그 와중에 수많은 집회자들이 경찰들에게 폭행당했단다. 어떤 사람은 살이 찢어지다 못해 뼈가 드러나기까지 했어. 세상에! 너무 잔인하지 않니? 대체 이 나라의 경찰들은 누구를 위한 경찰인지 모르겠더구나. 다행히 나와.. 더보기
[육우당의 일기] 2003. 04. 02. 수, 2003. 04. 03. 목 2003. 04. 02. 수 초등학교 6학년 때 안네의 일기를 읽었는데 그땐 문득 이상하게 여겨졌어. 안네가 말하는 '키티'란 대체 누굴까 하고. 나중에 키티는 안네가 생각하는 가상의 친구라는 걸 안 난 안네가 혹시 정신병자는 아닐까 의심하기도 했지. 하지만 오늘에서야 키티가 누구인지 깨달았단다. 바로 키티는 안네 자기 자신이라는걸.'또 다른 나'에게 키티라는 이름을 붙여준 것이지 일기를 쓰는 나(안네)와 그 일기를 듣고 있는 또 다른 나(키티). 그래서 오늘부터 나도 '또 다른 나'와 대화를 시작하려 해. 그저 나 혼자 쓰는 일기가 아니라 나와 또 다른 나와의 '대화체 일기'를 쓰겠다는 얘기지. 난 너를 '이아(異我)'라고 부를게. - 故 육우당 추모집 “내 혼은 꽃비 되어” 중. 2003. 04. 0.. 더보기
[육우당의 일기] 2003. 03. 26. 수, 2003. 04. 01. 화 2003. 03. 26. 수 동인련 사이트에 나도 동인련에서 일할 수 있는지에 대해 글을 올렸다. ‘물론이지. 언제라도 환영이야'라고 답 글이 달렸다. 아, 다행이다. - 故 육우당 추모집 “내 혼은 꽃비 되어” 중. 2003. 04. 01. 화 아, 동인련의 열악한 재정문제를 문제를 어떻게 해야 하나. 한 달에 드는 돈이 40만원 정도인데 후원금이 겨우 20만원이라니, 선수바에서 기본으로 드는 돈이 20만원이다. 선수바 다니는 아저씨들이 한 번만 안 가고 그 돈을 동인련에 후원하면 동인련은 훨씬 많은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김구의 어머니인 곽낙원은 찬거리를 줄여 군자금을 모았다고 한다. 이를 본받아 난 이천 원짜리 담배 대신 천오백 원짜리 담배를 펴, 남은 돈 오백 원을 모아 동인련 후원금으로 낼.. 더보기
[육우당의 일기] 2002. 10. 08. 화 2002. 10. 08. 화 오후에 아버지와 성모자애병원 신경정신과에 갔다. 잦은 가출과 학교생활부적응 때문이다. 나는 이성애자 기피, 아버지에 대한 증오, 조울증, 단체생활 혐오... 기타의 이유로 예전부터 신경정신과에 가보고 싶었으나 가지 못했는데 최근에도 가출 후 학교를 계속 나가지 않아서 급기야 이렇게 병원에 간 것이다. 담당 선생님이 아버지에게 “이 곳에서 치료를 받는다고 해서 이성애자가 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혹시 그런 기대를 하고 오신 건가요?” 라고 했다. 의사 말이 맞다. 난 이성애자가 될 수 없을뿐더러 되고 싶지도 않다. 간단히 피검사와 소변검사를 했다. 내일은 9시 30분까지 또 병원에 가야한다. 심리검사는 2시간 넘게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난 내가 비정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