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육우당 10주기 추모문화제/'시인' 육우당의 작품들 썸네일형 리스트형 [육우당의 일기] 2003. 04. 13. 일, 2003. 04. 14. 월 2003. 04. 13. 일 내 반쪽 이아야. 오늘은 성당에서 십자가와 성모마리아상을 사왔단다. 내일 동인련 사무실에 갖다 놓으려고. 동인련이야말로 하느님의 힘이 절실히 필요한 것 같아. 가장 억압받는 사람들을 위한 단체이니만큼 여러 가지 어려운 점이 많거든. 분명 하느님께서는 동인련을 도와 주실거야. 난 믿어. 남들은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사람들이라고 말할지언정, 하느님은 그렇게 속 좁은 분이 아닐 테니까. - 故 육우당 추모집 “내 혼은 꽃비 되어” 중. 2003. 04. 14. 월 오늘 저녁에 동국대에서 ‘동성애와 기독교'란 주제로 세미나를 했단다. 저마다 생각을 말했는데 대부분 현재의 성경해석이 잘못되었다는 내용이었어. 나도 그렇게 생각해. 소돔과 고모라가 망한 건 하느님을 믿지 않고 환락적인 .. 더보기 [육우당의 일기] 2003. 04. 10. 목, 2003. 04. 12. 토 2003. 04. 10. 목 이아야. 난 오늘부터 내 여섯 친구 중 하나인 ‘묵주’와 절교하고, 대신 ‘액세서리"를 세 친구로 만들었어. 이 말은 곧 가톨릭을 버리고 새로운 신앙을 갖겠다는 뜻이지. 바로 ‘도교’야. 오늘부터 나는 장자를 섬기며 도교인이 됐거든. 장자의 말씀은 방황하고 혼란스러운 내 영혼을 오아시스를 만난 듯 새롭게 일깨워 줬거든.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 장자의 말씀은 내게 귀감이 됐단다. 술,담배, 수면제, 파운데이션, 녹차, 액세서리는 내게 황홀함과 우울함을 동시에 안겨주지. 친구란 바로 이런 존재라고 생각해. 어느 게 좋고 나쁘다고 말하는 건 무의미하다고 난 생각해. 그건 단지 느낌일 뿐이거든. 이성애냐 동성애냐를 따지는 것도 마찬가지이고. 단지 느낌이 끌렸을 뿐인데 좋고 나쁨이 어.. 더보기 [육우당의 일기] 2003. 04. 08. 화, 2003. 04. 09. 수 2003. 04. 08. 화 나의 반쪽이 이아야. 오늘 아침 일찍 동대문에서 J누나를 만났단다. 이번 주 토요일에 있을 대규모 파병철회 집회 때 쓸 매우 커다란 무지개를 만들 재료를 사기 위해서였지. 밤 늦게가 되어서야 겨우 다 만들었어. 그나저나 큰일이야.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에서 동성애 사이트를 유해매체물에서 삭제하는 걸 강력히 반대했거든. 물론 예상은 했지만 한기총이 워낙 세력이 강해서 잘못하다가는 동성애 사이트가 유해매체물에서 삭제되지 못할 수도 있거든. 그런데 기분 나쁜 건, 보수적인 기독교 단체가 동성애자들을 마치 죽어서 지옥에나 갈 흉악한 무리인 듯 성명서를 썼다는 점이야. 정말이지 짜증나. 예수님은 분명, 원수도 사랑하라고 가르쳤는데, 그런 예수님을 믿는다는 것들이 고귀한 인권을 유린.. 더보기 [육우당의 일기] 2003. 04. 04. 금, 2003. 04. 05. 토 2003. 04. 04. 금 이아야. 요 며칠 새 몸이 너무 피곤해. 잦은 시위와 그 동안 밤에 생활하다가 갑자기 낮에 생활하니까 몸이 밸런스가 맞지 않아서 그런 것 같아. 그래도 오늘 또 시위를 했어. 오늘 집회는 당국에서 불허했기 때문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어. 그래서 애당초 경찰과 충돌이 있을 것을 각오하고 만일을 대비해서 다들 신분증을 놓고 왔지. 아니나 다를까, 오늘은 경찰들과의 충돌이 장난 아니었단다. 수백 명의 경찰들이 둥그렇게 공원자체를 포위해서 집회자들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했지. 그 와중에 수많은 집회자들이 경찰들에게 폭행당했단다. 어떤 사람은 살이 찢어지다 못해 뼈가 드러나기까지 했어. 세상에! 너무 잔인하지 않니? 대체 이 나라의 경찰들은 누구를 위한 경찰인지 모르겠더구나. 다행히 나와.. 더보기 [육우당의 일기] 2003. 04. 02. 수, 2003. 04. 03. 목 2003. 04. 02. 수 초등학교 6학년 때 안네의 일기를 읽었는데 그땐 문득 이상하게 여겨졌어. 안네가 말하는 '키티'란 대체 누굴까 하고. 나중에 키티는 안네가 생각하는 가상의 친구라는 걸 안 난 안네가 혹시 정신병자는 아닐까 의심하기도 했지. 하지만 오늘에서야 키티가 누구인지 깨달았단다. 바로 키티는 안네 자기 자신이라는걸.'또 다른 나'에게 키티라는 이름을 붙여준 것이지 일기를 쓰는 나(안네)와 그 일기를 듣고 있는 또 다른 나(키티). 그래서 오늘부터 나도 '또 다른 나'와 대화를 시작하려 해. 그저 나 혼자 쓰는 일기가 아니라 나와 또 다른 나와의 '대화체 일기'를 쓰겠다는 얘기지. 난 너를 '이아(異我)'라고 부를게. - 故 육우당 추모집 “내 혼은 꽃비 되어” 중. 2003. 04. 0.. 더보기 [육우당의 일기] 2003. 03. 26. 수, 2003. 04. 01. 화 2003. 03. 26. 수 동인련 사이트에 나도 동인련에서 일할 수 있는지에 대해 글을 올렸다. ‘물론이지. 언제라도 환영이야'라고 답 글이 달렸다. 아, 다행이다. - 故 육우당 추모집 “내 혼은 꽃비 되어” 중. 2003. 04. 01. 화 아, 동인련의 열악한 재정문제를 문제를 어떻게 해야 하나. 한 달에 드는 돈이 40만원 정도인데 후원금이 겨우 20만원이라니, 선수바에서 기본으로 드는 돈이 20만원이다. 선수바 다니는 아저씨들이 한 번만 안 가고 그 돈을 동인련에 후원하면 동인련은 훨씬 많은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김구의 어머니인 곽낙원은 찬거리를 줄여 군자금을 모았다고 한다. 이를 본받아 난 이천 원짜리 담배 대신 천오백 원짜리 담배를 펴, 남은 돈 오백 원을 모아 동인련 후원금으로 낼.. 더보기 [육우당의 일기] 2002. 10. 08. 화 2002. 10. 08. 화 오후에 아버지와 성모자애병원 신경정신과에 갔다. 잦은 가출과 학교생활부적응 때문이다. 나는 이성애자 기피, 아버지에 대한 증오, 조울증, 단체생활 혐오... 기타의 이유로 예전부터 신경정신과에 가보고 싶었으나 가지 못했는데 최근에도 가출 후 학교를 계속 나가지 않아서 급기야 이렇게 병원에 간 것이다. 담당 선생님이 아버지에게 “이 곳에서 치료를 받는다고 해서 이성애자가 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혹시 그런 기대를 하고 오신 건가요?” 라고 했다. 의사 말이 맞다. 난 이성애자가 될 수 없을뿐더러 되고 싶지도 않다. 간단히 피검사와 소변검사를 했다. 내일은 9시 30분까지 또 병원에 가야한다. 심리검사는 2시간 넘게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난 내가 비정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더보기 <죄 없는 죄수들이 머무는 곳>, <몽둥이와 바리깡> - 학교에 관한 육우당의 시 죄 없는 죄수들이 머무는 곳. 육우당 머리를 짧게 깎고 숨 막히는 일상생활.죄 없는 죄수들이 육년 동안 머무는 곳.규율을 어길 시에는 인권유린 당하네. - 故 육우당 추모시집 “내 혼은 꽃비 되어” 중. 몽둥이와 바리깡 육우당 남학생앞머리 3센티 스포츠형의 머리여학생귀 밑 5센티 이하 단발머리 교문 앞에는이 성스러운 법을 지키지 않는죄인들을 잡기위해 교내 경찰들이아침부터 수고가 많다.한손엔 몽둥이다른 한손엔 바리깡을 들고서. - 故 육우당 추모시집 “내 혼은 꽃비 되어” 중. 제1회 육우당 문학상 공모 http://bomkot.net/2 더보기 <기도>, <극락길> 기도육우당 비나이다 비나이다 대자대비하신 부처님께 비나이다.어릴 적부터 일편단심으로 사랑해온 사람이 있으나 전생에 무슨 인연이었는지 세상은 그를 사랑하는 것을 가로막아 제 가슴이 시커멓게 타들어 갑니다.간절히 비오니 다음 세상엔 그의 아내로 환생토록 해주소서. - 故 육우당 추모시집 “내 혼은 꽃비 되어” 중. 극락길육우당 흐르는 물 따라 내 영혼도 흐르네.이 길 따라 흘러가면 극락에 갈 수 있을까.한 많은 내 영혼이여 연꽃타고 쉬어가렴. - 故 육우당 추모시집 “내 혼은 꽃비 되어” 중. 제1회 육우당 문학상 공모 http://bomkot.net/2 더보기 <이반 정모>, <이태원의 밤>, <어느 이반바에서>, <이반 살이> 이반 정모육우당 가벼운 술 한 잔에 근심 한 근 사라지고흥겨운 대화에 괴로움도 사라진다.경쾌한 음악 소리와 함께 흘러가는 웃음 밤. - 故 육우당 추모시집 “내 혼은 꽃비 되어” 중. 이태원의 밤육우당 화사한 형형색색 물결 같은 네온사인흥겨운 노랫소리 거리마다 시끌버끌토요일 이태원의 밤은 태평성대로구나. - 故 육우당 추모시집 “내 혼은 꽃비 되어” 중. 어느 이반바에서육우당 따라라 또 따라라 취하도록 마셔보자.잊자, 잊자 온갖 설움 온갖 비난 모두 잊자.우리가 이반이란 이유로 멸시 받은 그 고통을. - 故 육우당 추모시집 “내 혼은 꽃비 되어” 중. 이반 살이육우당 형님, 형님 사촌 형님 이반 살이 어떻소.말도 마라. 이반 살이 개집 살이 살 떨린다.온종일 살얼음 디디듯 불안해서 못 살겠다. 부모님은 .. 더보기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