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한목숨 죽어서 동성애 사이트가 유해매체에서 삭제되고, 소돔과 고모라 운운하는 가식적인 기독교인들에게 깨달음을 준다면, 나 죽은 게 아깝지 않아요.”
지난 2003년 4월 25일 스스로 생을 마감한 19세 청년 육우당의 유서 중 일부다. 가톨릭 교회 신자였던 그는 동성애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에 좌절해 끝내 세상을 떠났다. 이후 그는 고통 받는 청소년성(性) 소수자 인권의 상징이 됐다.
10년째 그를 기리는 추모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동성애자인권연대의 활동가 정율(35) 씨는 “동성애는 찬반ㆍ선택의 문제가 아닌데, 여전히 ‘다름’을 ‘틀림’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청소년 성 소수자에 대한 인권보호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인권 전문가들은 서울시 학생인권조례의 성적지향 조항이 삭제될 가능성에 대해 일제히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당초 ‘성적지향으로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삽입한 학생인권조례는 청소년 성 소수자 인권보호의 중요한 첫걸음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반대가 만만찮다. 보수 기독교단체 등은 이 조항이 동성애를 조장한다며 폐지를 강력 주장해왔다. 실제 강원학교인권조례는 보수교계의 압력으로 지난 3월 입법예고를 앞두고 성 소수자 학생의 학습권 보호에 관한 문구가 삭제되기도 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학생인권조례를 손본다는 입장엔 변화가 없지만 성적지향 등 세부조항을 검토하는 단계는 아니다”고 밝혔다.
김기훈ㆍ강승연 기자/kihun@heraldcorp.com
기사 원문: http://news.heraldcorp.com/view.php?ud=20130411000095&md=20130414004325_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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